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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새 정부 출범에 따른 이북도민의 기대와 역할>
최용호 (사)이북도민회중앙연합회장 겸 평남도민회장
2022년 04월 01일 (금) 14:56:57 조회수:649 이북도민회 kbg0070@dreamwiz.com
   

 

새 정부가, 아니 새 정권이 탄생했다. 정치 교체냐 정권 교체냐를 두고 국민들이 판단한 결과 국민들은 정권 교체를 선택했다. 진정한 정권 교체는 사람과 정당만을 바꾼다는 의미가 아니라 사회 각 분야에서 크고 작은 정책을 바꾸겠다는 의미로 두 정당의 정책 중에 가장 차이 나는 분야 중에 하나가 대북 관련 정책이기에 이북도민들은 당연히 이번 대통령 선거 결과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 말하자면 평화를 빌미로 북한 눈치를 보며 수동적인 자세로 그들의 자발적 변화를 기다리는 정책이냐, 아니면 우리 스스로 방어적인 힘을 키우고 북한의 부당한 행동에는 적극 대응하는 강한 제재와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병행하며 변화를 압박하는 정책이냐의 선택이었던 것이다.

북한의 실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이북도민들의 판단은 명확했다. 소련군이 북한 땅에 진주하고 김일성이 북한을 통제하고부터 그들의 통치행위를 보아온 1세대 이북도민들은 그동안 3대 세습통치로 이어가며 그 후손들이 저질러왔던 행태를 보면서, 소위 평화만을 앞세우는 무모한 대북 정책으로는 자유민주주의에 의한 통일을 앞당길 수도, 또 튼튼한 안보를 유지할 수도 없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최근의 우크라이나 사태를 교훈 삼아 지금 이 위기의 대한민국에서 이북도민 후계세대들이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방기한다면, 그것은 피난 내려와 오늘의 번영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애썼던 실향민 1세들이 보여준 대한민국에 대한 충성심과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가졌던 그들의 사상과 이념을 도외시하는 것으로 이는 선대에 대한 배은망덕이요 불효라 생각하기에 이번 대통령선거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었다.

결국 정권은 바뀌었다. 이제는 표를 얻기 위한 선동적 연설이나 행동은 과거로 남고 공약을 기반으로 약속한 정책을 실천하도록 차분히 준비해야 할 때다.

우리 이북도민들이 그동안 자유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한 적극적인 통일 정책에 관해 초지일관 주장한 대로 새 정부에 기대하는바 역시 다를 바 없다. 전 정권의 대북정책 실패는 결국 우리가 해왔던 생각들이 옳았다는 확신을 더 심어주었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들은 남북통일에 대해 대한민국 자력으로만 될 수 없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다. 대북 통일정책은 외교력 국방력 경제력 그리고 국민적 합의가 도출되었을 때 성공적일 수 있으며, 이제 더 이상 대통령과 일부 정치인들의 생각만으로 쉽게 성과를 낼 수 있을 거라는 착각으로 접근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그만큼 통일정책은 종합적이고 매우 상대적이고 정권의 이념에 따라 좌지우지되거나 국내 정치적인 수단으로 악용되어서도 절대 안 되는 국민적 합의와 공감대가 가장 많이 요구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통일외교 정책은 여야를 막론하고 일관성 있게 펼쳐져야 할 분야이다. 오늘날의 대한민국은 경제대국임에도 불구하고 남북분단의 아픔 속에서 우리의 정치적인 현실은 이데올로기 문제로 가장 치열하게 대립되는 역사를 이어가고 있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안타까운 마음이다.

이와 상반되게 대북정책 중에서 양 진영이 일치하는 유일한 분야는 바로 남북이산가족의 상봉 문제이다. 실향민 1세대가 많이 타계해 지금 생존해있는 실향민 1세대는 35만에서 40만 명 정도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새 정부는 그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이분들의 가족 상봉만은 반드시 성사시켜야 할 과제가 부여되어있다. 정부의 이 과제는 이제 1세대만의 문제가 아닌 2세대로까지 그 영향력이 상당히 커지고 있다. 부모가 겪어온 실향의 아픔을 옆에서 지켜보며 자란 2세대의 연령층은 이제 60대 중후반이 되어 뿌리에 대한 인식도 깊어지고 고향과 고향 친인척에 대한 그리움과 애착이 점차로 커져가기 때문이다. 고향이란 무릇 적어도 3대가 살아야 고향이라 할 수 있으므로 서울은 출생지일 뿐, 이들의 고향은 북녘땅이기에 이산가족문제는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이런 생각들은 대를 이어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것이 이북5도청이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 이북도민들에게 통일은 곧 귀향이지만 1세대가 생전에 귀향할 수 있을지 현재로선 아무런 예측조차 할 수 없다. 다만 이산가족들이 자유로이 상봉하면서 통일이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면 이는 1세대가 평생 가슴에 응어리져 있는 분단 70년의 한을 조금이나마 해소해주는 것으로 새 정부는 최우선 정책으로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해 주길 바란다. 이와 함께 거의 노예 수준으로 살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 대한 참혹한 생활에 대해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그들의 인권을 최대한 보장하고 그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UN을 비롯한 국제사회에 강력히 호소하며 협력해 나가야 할 것이다.

지난 시절 북한주민들의 인권에 대해 국제사회 인권단체가 노력하는 동안 정작 당사자인 우리는 무엇을 했는지 과거를 되돌아보고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새로운 정부는 선진국가로서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존중하고 이를 철저히 준수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그것이 국제사회에서의 외교적 힘이며 국가의 품격인 것이다.

현재 북한이탈주민은 34천여 명을 넘어섰다. 이들을 가리켜 먼저 온 통일이라고 표현하듯이 이들은 북한에 있는 가족들에게 남한 사회를 제대로 알릴 수 있는 유일한 민간 루트로서, 이들이 북한 땅에서 탈출해 이곳 남한 사회에서 제대로 적응해 풍요롭게 살고 있다는 정보들은 북한 사회 내부에 엄청난 영향을 끼칠 것이다.

우리의 선대가 빈손으로 이남으로 내려와 가정을 일구고 오늘의 대한민국을 일으켰듯이 북한이탈주민 역시 이곳 남한에서 자유를 누리며 편하게 살 수 있도록 더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이북도민사회의 일원으로서 대한민국에 조기 정착할 수 있도록 정부는 정착 초기교육부터 이북도민사회와 긴밀하게 연계해 이들을 위한 교육시스템을 계발하고 이북도민회를 통한 다양한 지원책을 전개하여 이북도민들과 한 고향사람이라는 동질감과 유대적인 교류를 통해 통일의 문을 여는 활동을 함께 해 나가야 할 것이다.

번영되고 아름다운 통일의 대한민국을 후세에게 대대손손 물려주기 위해 북한의 비핵화는 필요충분조건이다. 북한의 계속되는 탄도 미사일 발사로 인해 한반도가 끊임없이 긴장되고 북한의 비핵화가 실현되지 못한다면 한반도는 결코 진정한 평화 번영의 길로 들어설 수 없다.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초로 강한 국방력과 외교적인 힘만이 우리를 지켜줄 수 있을 것이다. 안보가 없는 경제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국제사회는 자신의 이념적 가치와 소신을 명확히 할 때 오히려 입지가 더 강해지는 법이고 그런 국가들이 경제적으로 흔들림이 없다는 것은 역사를 통해 알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어중간한 그네타기에서 내려와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철저히 지키는 일이 경제적 이익보다 우선한다는 소신을 명확히 보여줘야 한다. 그것이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이룩한 실향민 1세대의 유언이요 선진국 통일 미래에 대한 현세대의 과감한 투자일 것이다.

새 정부가 위와 같은 일들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는 과정 속에서 우리 이북도민들은 국민적 공감을 끌어내는 일의 선봉에 설 것이며 통일을 향한 우리의 목소리를 높여 나갈 것이다. 그동안 좌편향 우편향 정권이 대북정책에 있어 극심한 차이를 보며, 우리의 목소리를 내는 데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던 이북도민사회의 나약했던 모습을 반성하며 옛 서북청년단의 후예라는 자부심과 긍지로 적어도 통일에 관한 한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과 그 역할을 다해 나갈 것이다. 4월은 한식이 있는 달이다. 사회주의 사회인 북한에서도 한식은 단오, 추석, 설과 더불어 4대 명절 중의 하나일 만큼 중요한 민속 명절이다. 올해 97세이신 부친의 말씀을 들으면 평안남도 안주 고향집은 100여 가구가 모여 사는 집성촌으로 고향 집에서 가까운 곳과 멀리 떨어져 있는 두 곳에 조상묘가 있어 한식 때 가까운 곳은 가족 모두가 가지만 먼 곳의 조상묘는 젊은 후손들만 가서 성묘를 하고 온다고 하시며 형제들과 함께 했던 그때가 그립다고 회고하신다. 우리 가족은 매년 한식이 오면 어머니가 잠들어계신 북녘 땅이 보이는 파주에 있는 동화경모공원에 가서 성묘를 하고 온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하루빨리 내 아이들과 함께 우리 집안의 조상묘가 어딘지 고향집을 찾아가 나의 뿌리를 확인하고 내 자식들에게도 보여주고 싶다. 반드시 그 날이 올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나와 같은 모든 이북도민들의 소망이 현실로 다가올 것이라는 기대를 새 정부에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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