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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젊은이들의 앞날만 생각하는”
청년 멘토 이근엽 송호대학교 이사장
2011년 12월 27일 (화) 14:26:17 조회수:2027 이북도민회 kbg0070@dreamwiz.com
   

 "요즘 학생들의 마음에는 미래가 없는 것 같아요. 분명 저 친구들이 우리들이 이루지 못한 꿈을 현실로 만들어야 하는 주인공인데"
강원도 횡성의 수려한 풍광을 병풍 삼아 이근엽 송호대학교 이사장은 오늘도 서재에서 깊은 상념에 젖어있다. 이 이사장과 평생을 함께 달려 온 낡고 오래된 책들이 그의 서재에는 빼곡하게 들어 차 있었다.  그의 손때가 묻어 있는 책들은 어느새 누렇게 변색이 됐지만 한 권 한 권 그의 마음은 책들에 배어 있었고, 책상에는 그의 만년필과 메모지에 수많은 만남을 상징하듯 연락처와 주소가 가득 차 있었다.
"손주들과 지낼 나이라고 하지만 생각해 보면 아직도 할 일이 산더미 같이 많아 보이네요. 도시에서 이곳으로 오니까 더욱 할 일이 많다는 생각이 들구요. 우리 학생들의 미래의 꿈을 만들어주는 작은 보탬이 되고자 생각하니 하루 일과가 너무도 짧구요."
이 이사장은 그동안 서울과 횡성을 오가며 동분서주했다. 아무리 바빠도 대학의 대소사는 그가 해결해야 하는 운명이었다. 아직도 채 피지 않았지만 꿈을 영글게 해주어야 한다는 소신이 하루 24시간을 짧게 만들었다.
그는 우리 나이로 89세. 후학을 일궈보겠다는 굳은 의지 하나로 횡성에서 씨앗을 뿌리며 어느덧 강원도에 ‘송호인’의 날개짓을 스며들게 했다.
어느 시기에는 젊은이들과 함께 할 수는 있지만, 평생 젊은이들의 마음과 함께하기란 쉽지 않다. 그는 이른 새벽부터 별빛이 가득한 하늘에서도 면학에 정진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에 웃음을 띄우며 하루의 피로를 잊곤 한다. 그것이 삶이고 자신의 숙명이라고 주저없이 밝힌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이것밖에 없어요. 다른 일들은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월등히 잘하고 있지 않습니까. 골프도 해봤고, 테니스도 해봤지만 젊은이들의 기상과 꿈을 향한 열정을 느끼는 곳에 함께 있으면 그 자체가 무릉도원이라고 할까요."

 ―원래 교육 분야에 관심이 있었나요?

“전쟁통에 많은 것을 느꼈지요. 과연 내가 앞으로 무슨 일을 해야 할까. 피폐한 나라를 위해 과연 무엇을 해야 하는지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 세대들이 모두가 그러하겠지만 여러 이유로 공부를 하기가 힘들었잖아요. 전국 산하를 누비며 학생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곳을 찾아 봤습니다. 무슨 인연이 되었는지 횡성에서 터를 닦으며 지금에 이르게 됐지요.”

 ―송호대학교의 명성이 인구에 많이 회자되던데요.

"강원도내에서는 손가락안에 드는 것으로 보이네요. 저 멀리 철원에서도 학교부지를 제공하겠다며 함께하자고 하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하지만 갈 길이 멀지요. 대학간에도 생각지 않는 경쟁이 있습니다. 물론 중요한 부분이지요. 사회가 사회인 만큼 객관적인 자료를 요하는 여러 부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부분을 간과해서는 안되겠지요. 모든 분들이 알고 계시는 것처럼 단적으로 인성이 제대로 형성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올바른 인성이 갖춰지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포장도 알맹이가 없는 빈껍데기에 불과하지요.  어떻게 보면 좋은 점이 있지 않을까 다각적으로 살펴보고 있습니다."

 ― 과목중에서 가장 중요한 과목이 있습니까.?

" 전문인을 양성하는 체제이니까 미래전문지식인으로써 소양과 능력을 배양하게 해야 합니다. 하지만 토대가 튼튼하지 않으면 사상누각이 아니겠어요. 저는 그런 면에서 항상 국사교육이 잘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근본을 모르고 어떻게 세상을 호령할 수 있겠어요. 개인적으로는 자아성찰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뒷받침 하는 것이 바로 우리를 아는 것이죠. 지금 무슨 무슨 편향이라고 하며 시끄럽지 않습니까. 이것은 결국 사실을 왜곡하고 허구를 가르치려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세대들이 사라온 길이 어찌보면 우리 민족의 현대사라고 생각합니다. 일제 식민지 시대의 말기에서 해방후 남북간의 심한 사상적혼란, 6.25전쟁, 4.19혁명, 5.16혁명, 10.26사태와 광주항쟁, 6.10민주화운동 등 수많은 일들이 지나갔습니다. 88올림픽과 2002 월드컵, 금융위기 등 많은 역사가 우리들에 옆에 있었지요.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우리는 세계 10위권의 경제강국으로 우뚝서지 않았습니까.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부정해서는 안됩니다. 우리가 가진 자산이 있지 않습니까. 부정은 부정을 낳을 뿐이고, 반대는 반대를 잉태할 뿐이지요. 자유의 소중함을 느꼈고, 자유만이 모두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을 우리들의 현대사를 통해 봐야지요.”

- 교육자로서 사회와  나라에 공헌하시고 계시는데.

"과찬입니다. 아니 저보다 수많은 분들이 계시는데 저에게는 어울리지 않네요. 다만 6·25라는 민족의 비극에서 우리네 실향민들은 각자의 역할에서 오늘의 대한민국을 이끄는 역할을 충실히 했다고 생각합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등... 그 엄청난 비극에서 참으로 대단했지요. 쌀 한톨 구경하기 힘든 나라에서 이제는 쌀소비가 안된다고 말하고 있으니 말이에요.

―대학에서 학생들을 만날 때 화가 나시는 일도 많지 않습니까.

"내 사무실에는 참 많은 학생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물론 좋은 소리만 하는 친구들도 있지만 가끔 생각을 하게 하는 친구들도 있지요. 세대의 차이는 분명 존재합니다. 그러나 서로가 공통분모를 찾고 공감하면 그것이 소통이 아니겠습니까. 서로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은 최소화하며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 공동체사회라고 생각하는데요. 항간에 쓰는 말로 버르장머리가 없다고 하죠. 성공한 사람이라고 해서 모든 것이 완벽한 것은 아니지요. 물론 실패자라고 해서 모든 것을 버릴 필요는 당연히 없구요. 하지만 이런 시련을 혹은 성공을 어떻게 한단계 승화시켜 자신의 것으로 만드느냐가 더욱 중요한 것이 아니겠어요. 그런 역할을 하고자 하는데, 생각처럼 쉽지는 않네요."

 ―이사장님의 삶은 성공적인 것이 아닌가요.

"욕심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목표에 한참 못 미치지요. 씨앗을 뿌리고 그 씨앗이 풍파를 헤치며 당당히 일어서고 값진 열매를 맺는 것을 보아야겠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세월앞에서는 장사가 없네요. 힘에 부치기도 하구요. 예전부터 모든 학사업무를 교수님들과 토론을 하며 격의없이 진행해 왔는데...  모든 것을 혼자 결정할 수 도 없지만 많은 역할들이 이제는 제 손을 떠났다고 할까요.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인물들에 의해 더 한층 점프해야 하자나요.”

 ―요즘 학생들이 나약하다는 얘기도 많은데요.?

"물론 일견으로는 그렇게 보일수도 있어요. 하지만 실상을 파고들면 그렇지 않습니다. 그들은 우리와 다른 컨텐츠로 세상을 향해 나아가지 않습니까. 무슨 컴퓨터가 있었고, 춤과 노래로 국위를 선양하는 한류열풍이 있었겠습니까. 우리들이 생각할 수 없는 소양을 찾아주고 밑받침을 해주는 역할이 절실해요. 모두 다 나타나지 않았을 뿐이지 그것이 응집이 되면 덧셈이 아니라 곱셈이 되어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작은 바람이라면 그 힘이 우리 송호인들에게서 많이 불어줬으면 좋겠구요. 그리고 그 역할을 힘이 닿는 대로 제가 하고자 하는데... ”

그는 서재에서 일어서며 함께한 지인들과 점심식사를 하자며 인근의 한식당으로 향했다. 강원도의 횡성한우가 끊임없는 품종개량과 과학적인 육질검사 등으로 명품으로 인정받으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한우로 성장하게 된 비화를 소개하며 인내와 끊임없는 인성투자가 결국에는 백년대계를 이룬다는 지론을 담담히 밝혔다. 또 혼신을 다해 모든 것을 바치면 그 결과는 생각했던 것보다 더욱 크게 나타난다며 자신의 작은 불씨가 높이 멀리 확산되길 희망했다. 그리고 자신이 품고 있는 열정이 젊은이들의 가슴에 차곡히 배어 꿈을 이루는 등대가 되길 이이사장은 바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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