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북5도 무형문화재를 보존·계승하고, 고향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한 실향민이 한데 어울려 고향의 전통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기획된 ‘통일기원 이북5도 무형문화재 축제’가 7월 24일 저녁 7시 국립극장(서울 중구 장충단로) 내 하늘극장에서 열렸다. 이번 축제는 이북5도위원회에서 지정한 무형문화재 13종목 중 9종목을 중심으로 구성되었으며, 중앙대학교 정호붕 교수의 연출로 이북5도 무형문화재의 실연과 영상을 통해 다채롭게 펼쳐졌다.
사당패 노래의 원형으로 황해도 무형문화재 제3호로 지정된 서도선소리산타령‘놀량사거리’로 흥을 돋우며, 망자(亡者)의 한을 풀고 저승에서 편안히 안주하기를 비는 ‘평안도 다리굿’이 펼쳐집니다. 이어서 화려한 춤사위의 ‘화관무’, 두만강에서 뗏목을 타고 다니며 불렀던 ‘두만강 뗏목놀이소리’와 ‘평양검무’, ‘평안도 향두계놀이’ 등이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으며 ‘최영장군 당굿’으로 대미(大尾)를 장식했다.
이번 축제를 통해 이북5도 무형문화재에 대한 보존과 전승 활성화에 이바지하고, 실향민에게는 고향에 대한 향수를, 일반 국민에게는 이북 지역 무형유산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특별한 기회가 됐다.
이날 공연서 선보인 이북5도 무형문화재는 다음과 같다.
■황해도
<서도선소리산타령 ‘놀량사거리’>무형문화재 제3호
<놀량사거리>는 서울, 경기지방의 <경기산타령>과 남도지방의 <화초사거리>와 함께 선소리 산타령의 계보를 잇는 음악이다. 원래 사당패가 부르던 노래가 19세기 말 각 지역에 정착하면서 지역적 특색을 수용하여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노래와 발림 춤으로 구성된 판에서 연행되는 마당소리 한바탕으로 고도의 음악성과 대중 예술성을 지녔다.
<화관무>무형문화재 제4호
<화관무>는 정중동(靜中動)과 동중정(動中靜) 속에서 이루어지는 춤으로 억제와 절제의 규제 속에서 기교와 재간을 극대화하고 가벼움과 무거움, 섬세함과 우람함 그리고 정교함과 장중함을 표출하며, 해서 지방의 독특한 한삼뿌림 등의 춤사위를 구사하여 지방의 춤 맛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꽃 관을 쓰고 춤을 춘다고 해서 <화관무>이다.
<최영장군 당굿>무형문화재 제5호
<최영장군 당굿>은 고려 충신 최영장군과 여타 신령들을 강림시켜 최영장군을 추모함은 물론 여타의 신령들을 대접하기 위한 무속의례이다. 총 24거리로 구성되어 있으며 굿춤은 기교보다도 기능과 내용에 충실하다.
■평안남도
<평양검무>무형문화재 제1호
조선 시대 지방 감영이 있었고, 교방청이 설치되었던 평양은 많은 명기(名妓)들에 의한 전통예능이 다양하게 연행되었던 곳이다. 이런 지역적 특색을 바탕으로 평양검무가 형성되었다. 평양검무의 칼사위 중 양손에 든 칼을 밖으로 돌리다가 무대 바닥을 콕콕 찍는 동작이 이색적이다. 전체적인 구성은 2열 4행 8검무로 이루어져 있으나 인원이 부족하면 6검무, 4검무, 2검무 등으로 추기도 했다.
<평안도 항두계놀이>무형문화재 제2호
<평안도 항두계놀이>는 과거에 마을 사람들이 한데 모여 농사일을 할 때 사연들을 노래로 표현하는 연희극으로 구전심수(口傳心授)되어 내려온 민족전통의 연희이다. 특히 향두꾼들이 부르는 호미소리에는 농민들의 염원과 지배계층에 대한 풍자도 담겨 있어 과거 사회상을 엿볼 수 있다.
 ■평안북도
<평안도 다리굿>무형문화재 제2호
<평안도 다리굿>은 오래전부터 평안도 지방에서 전승되고 있는 사령천도(死靈薦度) 굿으로 돌아가신 망자(亡者)의 한을 강신무(降神巫)를 통해 풀고 이승의 미련을 떨쳐버리고 저승에 편안히 안주하기를 비는 굿이다. 굿의 규모가 크고 불교적인 색채가 강한 것이 특징이다.
■함경남도
<돈돌날이>무형문화재 제1호
함경남도 북청의 <돈돌날이>는 명절(설, 한식, 단오, 추석 등) 때 각 마을에서 연행되던 놀이민속으로, 어원은 '동틀 날'이며, '회전'을 의미한다. 또 '제자리로 되돌아온다'는 뜻으로, 원(圓)을 상징하기도 한다.
■함경북도
<두만강 뗏목놀이소리>무형문화재 제1호
<두만강 뗏목놀이소리>는 두만강 일대에서 벌목 및 뗏목 제작, 목재운반 등 노동을 하면서 불렀던 노래이다. 함경도의 개마고원 삼림에 있는 원목을 벌채하여 백두산 동남부의 해발 1500미터 이상 되는 무산고원 하구인 삼장까지 운반한 후, 뗏목으로 묶어서 두만강에 띄워 운반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각 작업 과정별로 불렀던 수많은 노래가 구전되어 <두만강 뗏목놀이소리>로 불리게 되었다.
<애원성>무형문화재 제1호
<애원성>은 조선 시대 6진 정책으로 새 땅을 일구어내는 시기에 원주민과 각처에서 온 이주민들의 생활사를 담은 함경도의 대표적 민요이다. 혼자서 산길을 걸을 때에나 혼자 김을 맬 때에 흥얼거리며 부른다고 한다. 이별의 슬픔, 고단한 살림살이, 유랑민의 애환 등의 이야기를 소재로 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