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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콥스키 4대 제자' 천재작곡가 정추씨 방한
통일운동단체 `구국전선' 의장직 맡아
2011년 10월 06일 (목) 14:43:51 조회수:1820 이북도민회 kbg0070@dreamwiz.com
   

카자흐스탄 국적의 한인 작곡가 정추(88)씨의 인생은 질곡의 세월로 점철된 우리 현대사와 궤적을 함께 한다. 일제 말기인 1940년대부터 23년은 남한 국민으로, 13년은 북한 인민으로, 17년은 무국적자로, 16년은 옛 소련 공민으로 살았을 만큼 그의 인생은 파란만장하다.
광주고등보통학교(현 광주제일고) 재학 시절 조선어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일본인 교사와 충돌해 퇴학당하기도 했던 정씨는 해방 이후 남한에 친일파가 득세하자 1946년 형인 정춘재 감독을 따라 월북했고, 북한에서 평양음대 교수로 일하며 정 감독이 제작하는 영화의 음악을 만들었다.
음악적 재능을 인정받아 1953년 모스크바 차이콥스키 음대로 유학한 그는 1958년 당시 소련에 유학 중이던 북한 학생들이 모인 자리에서 김일성 독재체제를 비판한 뒤 김일성 우상화를 반대하는 운동을 주동하다 도망자 신세가 되고 말았다.
귀환 명령을 받은 그는 흐루시쵸프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에게 "반체제 인물로 낙인된 내가 북한으로 돌아가면 살아남지 못한다. 북한으로 돌아가지 않고 여기에서 살게 해주면 훗날 돌아가 이곳에서 보고 들은 것을 전하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썼다.
소련은 북한에 중재안을 제시해 정씨를 북한으로 돌려보내는 대신 카자흐스탄 알마티로 추방했고 17년이 지난 1975년 공민증을 발급했다. 무용가 최승희의 무용극 `사도성의 이야기'를 남북한 최초 컬러영화로 제작했던 형 정춘재와는 망명 즈음부터 연락이 닿지 않았다.
정씨는 "형님도 소련을 방문했다가 돌아가면서 `많은 것을 보고 간다'고 했다. 북에서는 위험인물이었을 것"이라며 "형수와 4∼5명 되던 조카들까지 모두 요덕수용소로 갔다는 얘기를 전해듣기는 했지만 확실한 행방은 모른다"고 말하며 안타까워했다.
카자흐스탄에서 정씨는 `차이콥스키의 4대 제자' `카자흐스탄의 윤이상'으로 불린다. 차이콥스키 음대 졸업때 제출한 `조국'이라는 작품은 개교 사상 처음으로 5점 만점을 받았다. 그의 음악은 1961년 인류역사상 처음으로 우주비행에 성공한 유리 가가린을 환영하는 의미로 소련당국이 연 `가가린 쾌거 축하공연'에서도 연주됐다.
소련과 카자흐스탄에서 천재 작곡가로 유명했던 그였지만 한국에서는 1946년 사망처리된 월북자였다가 국제적 명성이 알려진 1994년이 돼서야 되살아났다. 자신을 잊었던 조국이지만 그의 마음은 꾸준히 조국에 머물렀다. 카자흐스탄에서 고려인들의 구전가요를 채보했고 독립유공자 후손들의 모임을 이끌었다.
최근 `남로당의 마지막 기수'라는 박갑동(92)씨로부터 조선민주통일구국전선(구국전선) 의장직을 넘겨받았다. 1992년 북한의 개방과 민주화를 목표로 출범한 구국전선은 그간 김일성·김정일의 우상화를 반대하면서 북한의 민주화를 통한 남북통일을 주창해왔다.
`광주 아시아문화포럼'에 참석차 최근 방한한 정씨는 "북한이 주장하는 `2012년 강성대국'은 김정일 부자와 엘리트층의 목숨을 부지하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며 우리 정부의 강경한 대북정책을 주문했다.
정씨는 또 최근 한국 내에서 종북·친북 인물들이 나타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그렇게 북한이 좋다면 말로 설득할 필요없이 북쪽으로 보내서 우상화가 뭔지, 인권이 없는 세상이 어떤지 직접 보고 오게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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