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가는 北전통문화 보존·위해 마련
황해·평남·평북·함 북 무형문화재 선보여

올해로 창사 50주년을 맞은 MBC가 이북도민들의 실향의 아픔을 덜어주고 북한의 사라져가는 전통문화 보존과 계승을 위한 ‘북한민속예술제’를 개최했다.
지난 11월 20일 서울 구로아트밸리예술극장에서 개최된 이번 공연은 실향민 1세대들의 향수를 자극시켜 추억을 상기시키고 남한에서 북한의 무형문화재를 보전·전수하는 상황과 무형문화재에 애착을 갖는 실향민들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특별공연으로 마련됐다.
이번 공연에는 김재철 MBC사장과 백영철 이북5도위원장, 차인태 전 평북지사, 이명걸 평남도민회장, 속초아바이마을 주민, DMZ해마루촌 마을주민 및 도민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명자 무용단의 “어머니, 오마니!”라는 가무악극의 길트기 공연을 시작으로 평안북도 ‘영변성황대제’, 황해도 ‘서도산타령’, 함경북도 ‘애원성’, 평안남도 ‘향두계놀이’ 순으로 진행됐다. ▷황해도 ‘서도산타령’은 선소리 산타령을 말하며 흔히 <놀량>이라고도 한다. 서서 부르기 때문에 선소리 혹은 입창이며 산천경계를 유람삼아 떠도는 내용이어서 산타령이다. ‘놀량’은 ‘놀다’에서 파생된 말로 ‘놀량패’는 ‘노는 패거리’, 즉 전문적으로 소리를 하며 떠돌면서 공연을 했던 사람들을 말하면서 이들이 주로 부르는 소리를 또한 <놀량>이라고 하며 2009년에 황해도 무형문화재 제3호로 지정됐다. ▷평안남도 ‘향두계놀이’는 우리나라 전역에 나타나는 농사와 관련한 집단 민속놀이들과 마찬가지로 명확한 개념으로 정리되진 않지만 역사적으로 유구한 것만은 사실이다. 여기에 사용되는 음악 또한 같은 맥락으로 소급해 단정 짓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지만 역사의 흐름과 문화사조의 변화에 따라 무수히 발전해 온점을 감안할 때 민족 예술적 가치가 매우 높고 역사적 가치를 연구하는데 귀중한 자료가 된다. 2009년 평안남도 무형문화재 제2호로 지정됐다. ▷평안북도 ‘영변성황대제’는 성황제를 올린 후 무녀들에 의해 당굿이 시작되는데 특이한 것은 무녀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흥겹게 춤과 노래를 부르고 이를 구경하던 부락민들이 합세하여 춤을 추며 한데 어울려 온 동네는 축제분위기로 휩싸인다. 영변성황대제 성황굿은 현재 전국에 있어 독보적인 위치에 있으며 2007년 평안북도 무형문화재 제2호로 지정됐다. ▷함경북도 ‘애원성’은 고향산천을 그리워 애달픔과 서러움을 달래며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는 노래이자 슬플 때나 즐거울 때나 불러 내려온 실향민의 노래다. 선두 후렴부의 경쾌함과 여인네들의 절도있는 군무, 그리고 날아오르듯 양팔 올림채의 춤사위는 함께 어울려 희로애락을 함께하던 옛 선조님들의 끈질긴 삶의 정과 용맹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것이 함북만이 갖고 있는 ‘애원성’의 특징이며 함경북도 무형문화재 제1호로 지정돼있다.
한편 이날 개막식에서 이번 공연을 주최한 김재철 MBC사장은 “아름다운 북한민속 공연을 선사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하며 ‘북한민속예술제’가 실향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는 즐거운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백영철 이북5도위원장은 “이북5도위원회에서는 사라져 가는 우리 고향의 민속예술의 뿌리찾기와 함께 전통 민속예술의 정체성 확립,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이북민속예술의 우수성을 우리세대 및 후세대에 계승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오늘 선보인 공연을 비롯해 11개 문화재를 발굴·선정하여 문화재에 애착을 갖는 우리 833만 이북도민 사회의 대외적인 이미지를 부각시켜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