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후면 3·1운동 100년이다. 우리 역사에서 3·1운동은 민주공화정을 최초로 가능케 한 국기(國基)였고, 대한민국임시정부와 대한민국정부를 태동시킨 원동력(原動力)이었다. 기미독립선언서가 지향했던 자유(自由)·창조(創造)·홍익(弘益)의 정신 역시 민주·번영·세계화의 가치와 일맥상통하였다.

그렇지만 우리를 둘러싼 주변상황은 100여 년 전과 지금이나 조금도 다를 바 없다. 중국은 조정자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고, 미국은 독도영유권, 대만독립 등 주요 현안들로부터 한발자국 물러서 있다. 러시아는 언제든지 개입할 기회를 노리고 있고, 반성하지 않는 일본은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잠자던 인도대륙마저 급부상하고 있다. 그럼에도 남·북한은 기나긴 대화 단절과 대립구도로 치닫고 있다. 과연 한반도의 운명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오늘 우리는 3·1절 94주년을 맞는다. 우리 모두 자주독립, 동양평화, 인류행복을 갈망했던 3·1선열의 희원(希願)을 다시 한 번 생각하면서 우리의 미래를 재정립해야 한다.

첫째, 민생민본(民生民本)이다. 새 정부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규정한 헌법의 대의(大義)를 충분히 이해하고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때 국론은 통합되며, 국민의 생명·안전·재산·행복도 보호받을 수 있다.

둘째, 신뢰회복(信賴回復)이다. 대통령이 취임선서에서 약속한 “헌법준수와 국가보위,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복리 증진, 민족문화 창달” 등의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100만 공직자들이 공공의 가치와 국가·민족의 장래를 위해 맡은 바 소임을 다할 때 그 어떤 내우외환(內憂外患)도 이겨낼 수 있다.

셋째, 미래창조(未來創造)다. 우리 사회가 짧은 기간에 산업화·민주화·세계화를 동시에 달성하고 720만 재외동포가 175개국을 무대로 경제·교육·문화영토를 확장해나가고 있는 것은 “안으로는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기하고 밖으로는 항구적인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함으로써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행복을 영원히 확보”해나갈 것을 요구한 헌법 전문(前文)의 정신을 십분 발휘한 결과였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8천만 내외동포가 새로운 한민족공동체, 한반도의 ‘열린 통일’ 실현에 서로 힘을 합쳐야 한다.

넷째, 가치공유(價値共有)다. 한·중·일 3국은 과거사에 매몰되지 말고 화합·번영(和合繁榮)을 위한 미래가치 공유에 적극 나서야 한다. G2시대 리더답게 미·중 양국은 균형 있는 사심(史心)으로 북핵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한·미·일과 한·중·러 관계는 자유·민주·홍익(自由民主弘益)의 가치로 수렴되어야 한다. 또한 故하인호 박사의 예견대로 일본-한국-중국-아세안-인도까지 잇는 투더블유권(WW圈)시대, 태평양과 인도양이 연결되는 새로운 세상이 형성되는 만큼 한민족이 감당해야 할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결국 모든 과제의 출발점은 삼일정신(三一精神)이다. 2019년 3월 1일, 3·1운동 100주년까지 6년 남았다. 이 기간 동안 정부는 전 국민과 함께 대한민국 건국의 뿌리인 삼일정신을 미래화하는 일에 앞장서야 하며, ‘3·1운동100주년기념관’ 건립을 선도하여 우리들만의 3·1운동이 아니라 세계인이 공감하는 3·1운동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어느 시대건 어제의 유산(遺産), 오늘의 선택(選擇), 내일의 실천(實踐)을 어떻게 취사·조합하느냐에 따라 국가·민족의 모습이 달라졌다. 부디 새 정부는 3·1정신과 대한민국 건국의 초심(初心)으로 돌아가 대한민국의 국격(國格)과 국민대통합의 기초를 공고히 다져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