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적공원 설립목적에 부합 항소 기각

6·25 전쟁 당시 흥남철수작전 때 10만여 명의 피란민을 도운 김백일 장군의 동상 철거 소송에서 법원이 또 다시 동상철거는 위법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제1행정부(부장판사 진성철)은 지난 5월 16일 사단법인 흥남철수작전기념사업회(회장 황덕호 함남도지사)가 거제시장을 상대로 낸 '동상 철거 명령 및 철거대집행 계고처분 취소' 항소심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거제시는 항소심에서도 동상이 문화재보호법에 따른 문화재 영향검토를 하지 않은 무단 설치물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문화재보호법상 행정기관이 문화재 영향 검토를 해야 하며, 기념사업회는 문화재 영향 검토 신청을 할 의무가 없다"며 거제시의 항소를 기각했다. 오히려 거제시가 기념사업회와 동상의 위치 등에 협의까지 한 점을 감안하면 문화재 영향검토가 있은 것으로 판단했으며 김백일 장군 동상이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의 설립목적에 반하지 않기 때문에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재판부는 김백일 장군은 한국전쟁 당시 육군 제1단장으로 전쟁에 참가, 흥남철수작전 당시 중공군의 포위 속에서 피난민 10만여 명을 승선시켜 안전지대로 피난케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동상이 설치된 장소는 한국전쟁 관련 유적지로서 반공교육의 장으로 이용되는 거제포로수용소 내 흥남철수작전 기념비 옆으로 유적공원의 설립목적에 부합하다며 거제시의 항소를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한편 기념사업회는 6·25 전쟁 홍남철수작전 때 김백일 장군이 미 10군단장 알몬드 소장을 설득해 피란민 10만여 명을 함대에 태워 거제로 탈출시킨 공을 기려 2011년 5월 경남도 문화재자료 제99호로 지정된 포로수용소 유적공원 내 'PX잔존시설' 근처에 동상을 세웠다.
하지만 거제시민단체들은 일제 식민지 시절 김백일 장군이 항일 무장저항세력의 토벌부대에 복무한 친일 행적을 문제 삼아 철거를 계속 요구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