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고의 민속예술 작품을 가리는 ‘제54회 한국민속예술축제’에서 평안남도 무형문화재 제2호 ‘향두계놀이’가 영예의 대상(대통령상)을 차지하며 이북도민사회의 기상을 드높였다.
평안남도 대표 향두계놀이보존회는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충북 단양 생태체육공원에서 전국 19개 시·도를 대표하는 민속놀이·민요·농악팀이 출전해 벌인 경연에서 평안도 지방의 전통 농사놀이인 ‘향두계놀이’로 최고상을 받았다.
또 향두계놀이보존회를 이끈 중요무형문화재 제29호 서도소리 전수조교 유지숙 명창(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상임단원 겸 서도소리연희극보존회 회장)은 지도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특히 이북5도가 이 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한 건 61년도 제2회 대회에서 황해도의 봉산탈춤이후 52년 만이라 그 의미가 더욱 크다. 
이번 대회에서 이북5도는 함남(돈돌날이)이 금상을 수상하고 황해도(화관무)가 동상, 평북(평안도 다리굿)과 함북(백두산 선녀춤)이 장려상을 수상하는 등 이북5도의 선전이 눈에 띠었다. 
◇향두계란?
마을의 복리증진과 상호부조를 위한 자치조직인 동계(洞契), 즉 두레의 일종이다. 두레의 용례는 지역에 따라 두레 돌개 둘개 돌개김 향도 향도품어리 공굴 공굴이 농계 농상계 농청 계청 목청 등으로 불렸다. 풍물이나 물 퍼붓는 도구(두레박, 용두레 등)를 가리키기도 한다.
용례에 나타나듯 두레는 한국 사회에서 전통적인 단체 개념을 의미하는 계(契) 보(寶) 도(徒) 접(接) 사(社) 회(會) 모갯지 회치 대일이 등과 같은 맥락을 지닌다. 북부인 평안도에서는 ‘황두’라고 해 청천강 건답직판(乾畓直播) 지역에 존재하는 독특한 명칭이 있다. 역사적으로 불교에서 비롯돼 향촌 공동체 조직이 된‘향도(香徒·鄕徒)’ 또는 향도품어리 등에서 ‘향도’를 평안도 방언으로 ‘항두’ 도는 ‘황두’로 발음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평안도는 건답 지역으로 유명하다. 논 일구기가 쉽지 않았다. 따라서 집단적 공동체 노동을 위한 향두꾼 조직이 필요했다. 이와 같은 평안도 농촌마을의 지역적 환경이 향두계 조직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됐고, 그에 따른 농사 관련 연희들이 ‘향두계놀이’를 통해 촉진됐다.
6·25동란 때 서울로 월남한 서도 명창 김정연과 오복녀가 고향인 평안도의 ‘향두계놀이’ 전승과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했다. 김정연과 오복녀는 평안도에서 김칠성으로부터 ‘향두계놀이’를 전수받았다. ‘향두계놀이’는 1966년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 출품되면서 가치를 인정받았고 김정연, 오복녀 명창들이 작고하기까지 수차례에 걸쳐 공연됐다. 유지숙은 오복녀에게서 ‘향두계놀이’를 전수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