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들 망배단에서 오후 내내 헌화 분향 발길 이어져

갑오년 2014년 새해 설날을 맞이해 고향을 찾지 못하는 이북도민들이 올해도 임진각 망배단에 모여
이북부조님들의 명복과 안녕을 기원했다.
또 이북도민들의 묘역인 동화경모공원을 찾아 생전에 북녘고향땅을 찾지 못한 1세들의 넋을 기리기도 했으며, 인근의 오두산 통일전망대에도 많은 이북도민들이 찾아가 멀리서나마 고향땅을 지켜보며 망향의 한을 달랬다.
제30회 망향경모제에 참석한 이북도민들은 임진각 망배단에서 고향 가기만을 학수고대하며 하루빨리 이산가족상봉이 이뤄지기를 기원했다.
설날인 지난 1월31일 이른 아침부터 서울역 등에서 임진각행 열차를 타거나 혹은 차량 등을 이용해 고향땅에 가지 못하는 이북도민들이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하며 망향의 한을 달래는 합동제례 행렬은 오후 내내 이어졌다. 또 이산가족상봉 제안에도 불구하고 묵묵부답인 북한정권의 작태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나와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오전 11시부터 통일경모회가 주최하고 이북도민회중앙연합회, 이북5도위원회 등이 주최한 이날 망향경모제에는 남궁 산 경모회장을 비롯해 류길재 통일부 장관, 김상호 도민연합회장, 박연용 이북5도위원장 등이 참석해 이북도민들과 함께 망배단에서 헌화 분향하며 고향 갈 날을 염원했다.
이산가족대표로 망향제 행사를 주관한 남궁 산 경모회장은 제문을 봉독하며 "이북 실향민들은 가족들이 서로 정을 나누기는 커녕 남북으로 흩어져 안부도, 주소도, 생사도 모른채 상봉의 그날을 65년이나 기다려 왔다며, 그 만남의 가능성은 아직도 요원하기만 하다"고 말해 이산가족들의 안타까운 심정을 대변했다.
또 각각 경모사를 낭독한 김상호 도민연합회장과 박연용 이북5도위원장은 "이북도민들은 매년 새해가 되면 고향땅을 그리워하며 올해는 혹시나 고향땅을 밟아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과 꿈을 가지고 한 해를 시작하지만 그렇게 하기를  벌써 65년이 다 되었다"며 "우리 월남 1세대에겐 이제 시간이 많지 않다며 더 이상 시간이 흐르기 전에 이산가족 모두가 고향땅에서 일가친척들과 함께 차례를 지낼 수 있는 날이 오길 고대한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정부측을 대표해 이날 행사에 참석한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북한은 하루 빨리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성사시킴으로써 남북관계 개선의 첫 단추를 꿰고, 신뢰와 협력을 통한 남북관계 발전의 길로 나와야 한다”며 “이산가족 문제는 인륜, 천륜의 문제고 그 어떤 정치·군사적 사안과 연계될 수 없는 인도주의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동화경모공원에는 이북도민청년연합회 회원들과 해병대전우회원들이 아침부터 나와 1세 어르신들이 성묘를 잘 마칠수 있도록 교통봉사활동을 전개해 눈길을 모았다.